※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문화' 2008. 04월호
사서가 들려주는 해외 도서관 이야기 ㅡ 몽골 국립도서관 / 김희근




한 번의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6,144시간째 나는 몽골 국립도서관과 숨 쉬고 있다 (1)

몽골 국립도서관 한국학 전담 사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해외봉사단  김희근



▒▒▒ 인생의 목표, 삶의 가치관. 그래서 난 몽골로 떠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뚜렷한 인생 목표와 더불어 삶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을 한다. 하지만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의 인생 목표는 무엇입니까?’ 내지 ‘당신의 삶의 가치관은 어떤 것인가요?’라고 불현듯 물어 온다면, 아마 열중에 일곱 여덟은 대답하길 망설이고 말 것이다. 갑작스런 물음에 조금은 당황했을법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사서(Librarian)’라는 직업의 외형적인 면보다도 스스로가 정한 인생의 목표나 삶의 가치관을 따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나만의 지향점을 따라 한 걸음 두 걸음씩 길을 걸어 오다보니 지금의 이곳에 다다르게 되었고, 또 이러한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도 생각하고는 있지만, 역시 아직은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혹은 그렇지가 않다고 단정 지어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나는, ‘장차 무엇이 되고 싶다, 어떠한 직업을 갖고 싶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나는 인생을 이렇게 살고 싶기에 난 이것을 할 것이다’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인생과 삶에 대한 선택에 있어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일테니까‥.
돌이켜 지난날들을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시절 좋은 학점이나 그럴싸한 복수전공, 그리고 장학금은 물론이고 교내 수상과 더불어 국회도서관에서의 외부 수상, 또 각종 학생회에서의 여러 임원직 외에도 전공을 연계한 400여 시간이 넘는 자원봉사와 연수활동까지. 늘 분주하다면 분주했고, 또 항상 열심히였다면 열심히였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단지 그뿐이었을 뿐 어떠한 인생 상의 목표나 뚜렷한 삶의 가치관 따위는 가지고 있진 않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정작 내가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을 때 느낀 것은 안타깝게도 회의감과 허탈감 그 자체였다. 이렇듯 그동안 미뤄두기만 했던 나만의 해답을 찾고자 무던히도 노력은 했지만, 역시 그 어떠한 물음일지라도 그에 따른 답을 찾는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인 터. 결국 나는 나만의 해답을 찾기 못한 채 더듬더듬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게 되었고, 진학의 여유 시간 동안 한 기관에서 목차 DB 팀장으로 일을 하며 작지만 아주 중요한 삶의 보석들을 기억해내고야 말았으니, 그건 바로 대학시절 내가 수백시간동안 꾸준히 해온 도서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한없이 따스하고도 소중한 추억들이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표와 삶의 가치관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나만의 해답은, ‘남을 위해, 공익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선사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매우 추상적이고도 나지막한 웃음이 나올 말들이지만, 나 자신만을 위한 어떠한 일을 했을 때보다도 모두를 위한 어떠한 일을 성취해냈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 그리고 또 모두와 함께 나누는 그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늘 완벽한 순간들로 나를 감동시키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나만의 해답을 찾게 되었을 때 난 크게 놀라지도 않았으며, 단지 이제 알게 되었고, 또 찾게 되었으니 그저 앞으로 나아가면 될 뿐이라고 간단히 결론을 내렸지만, 어떠한 방법으로나 어떠한 나만의 달란트로, 그리고 또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혀 알 수가 없는 의문 투성이었기에 조금은 혼란스럽다면 혼란스러웠던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에 대한 매너리즘과 무료함, 또 ‘이것은 내 인생의 지향점이 아니다.’라는 확신이 확고히 들었을 때, 내가 기억해낸 건 이미 서류전형을 통과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한국해외봉사단(Korea Overseas Volunteer)’이었다. 그리고 2007년 5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도중에 포기의사를 밝히기도 했던 KOICA의 첫 도전에서 끝내 최종까지 합격을 하게 되었고, 또한 나의 바람대로 국가대표 도서관인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으로 파견되게 되었다.


▒▒▒ 몽골이란 낯선 나라. 개발도상국(제3국)의 정보에 목마르다

흔히들 ‘몽골(Mongolia)’이라 말하면, 푸르디 푸른 하늘에 드넓은 초원, 그리고 그곳에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Ger)와 유목민들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내가 자정을 지나 울란바타르(Ulaanbaatar)의 칭기스 국제공항(Chinggis National Airport)에 첫 발을 내딛으며 생각한 것은, 왠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라는 확신 아닌 확신이었다.
입국 다음 날, 내가 정식으로 마주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는 오래되고 낮은 건물들이 즐비했지만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 그 자체였고,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거리의 건축물이나 생활방식, 또 사람들의 성향 자체도 서구적인 성격이 매우 강한, 이른바 ‘아시아 속은 작은 유럽’이었다.
한국의 유네스코 평화센터(UNESCO Peace Center)에서 이미 5주간의 국내훈련을 통해 기초적인 현지어와 현지 사정에 대해 어느정도 학습을 받은 상태였지만, 몽골에 도착해 7주간의 현지적응훈련을 다시금 거치며 느낀 것은, 생각보다 몽골이란 나라에 대해 최신의, 그리고 정확하고도 다양한 정보가 아직까진 국내에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으로 떠나는 많은 KOICA 단원들은 미국의 CIA 등지에서 국외 자료를 찾아 헤매며 제3국의 현지 최신소식들을 접해야만 했었는데, 이것은 현지에 도착해서도 사실상 다를 바가 없었다. 특히나 몽골에는 KOICA 단원이자 사서분야론 내가 첫 파견이었던지라 이곳의 도서관계 현황을 알기엔 더더욱 어려웠었고, 외국의 각종 사이트와 자료들을 훑어보아도 최신의 핫 이슈는 불구하고 오히려 잘못된 정보가 올려져있곤 하였으니,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더욱더 미궁 속으로만 빠져들 뿐이었다. 더불어 UNV(UN 봉사단)나 Peace Corp.(미국의 평화봉사단), VSO(UK 봉사단), JAICA(일본 봉사단) 등에서 사서직 파견 봉사단원이 있나 조금은 기대도 해봤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소재가 파악된 바가 없어 지금까지도 많은 현지의 전문적 정보수집과 정보교류다운 교류 또한 없는 실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곳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각 분야의 전문화되고도 정확한, 그리고 최신의 정보는 평균 수준 이상으로 국내에 지속적으로 들어와야 할 필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또한 당연히 이에 대한 연구나 각계의 관심도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자료들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 시스템 또한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과의 국가적 협력 관계를 우선시 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개발도상국과의 국가적 협력 관계와 정부차원의 각종 지원 및 상호 협력 관계 구축 또한 국제적 우호증진 차원에서나 미래의 국가적 이익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선진국 그 이상의 결실이 있을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Peace Corp.이나 JAICA 등은 자국의 해외봉사단원을 통해 제3국의 각 분야별 정보를 수집하여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찾을 수가 있는데, 이는 KOICA 또한 마찬가지라고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봉사단 파견에서부터 해외원조 사업에 사실상 늦게 뛰어든 우리나라로썬 아직까지 현지의 봉사단을 적극 활용하기엔 많은 어려움들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첫째로는 본부와 각 현지 사무소의 파견단원 관리인력 부족을 들 수가 있겠고, 둘째론 6개월 마다 제출하는 반기보고서 외에는 현지의 정보 등을 단원들이 직접 업데이트 하고 공유할 웹커뮤니티 등의 공식적 정보공유의 장이 구축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 또한 다른 국가에 파견된 단원 외에도 한국에 있는 잠재적 정보 희망자들에게 제공되고 있지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러한 개발도상국, 즉 제3국의 정보수집과 활용에 있어 큰 관심을 표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사서의 정보수집에 있어 이제는 단순한 인쇄자료만이 아닌 각종 전자자료와 인터넷에서의 웹기반 자료 또한 매우 크게 자리를 잡은지 오래지만, 정작 그만한 정보검색 환경이 구축되어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정부차원에서의 확실한 지원도 없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사서로썬 이용자들의 다양하고도 공신력 있는 각종 정보에 대한 요구와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어야 하는데, 바로 개발도상국(제3국)에 관련한 각 전문적 파트에 있어선 그 입맛을 맞춰주기가 힘든 것이 현 실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외봉사단원들의 각 분야별 최신 현지정보를 수집, 검증 후 지속적이고도 발 빠른 업데이트가 이루어져 국·내외의 잠재적 정보 수요자들에게 서비스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몽골의 안타까운 도서관·출판문화, 그리고 정보 활용 교육의 필요성

세계 각국의 많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도서관이나 책. 그리고 그에 대한 각종 문화와 예술 등이 잘 발달되고, 또 잘 장려된 나라일수록 선진국 내지는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확률이 높은 것임엔 틀림이 없다. 몽골 또한 이를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으니, 그 일예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몽골엔 ‘서점(Book Store)’이란 것이 존재하지가 않았다고 한다. 최근 1-2년 사이에 작은 서점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긴 시작했지만, 몽골 전역에서 가장 큰 서점은 한국의 동네 책방보다도 조금 더 큰 수준이요, 당연히 책의 종류도 다양하지가 않다. 출판사 또한 근래에 들어서야 규모가 커지고 조금은 출판사다워졌지, 이전엔 그저 복사하여 제본하는 수준이 출판의 전부였으며, 이렇게라도 책을 출판해내는 출판사도 아예 몇 군데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저자들은 책을 써냈어도 출판을 할 곳이 없고, 또 저자료는 커녕 자비로 자신의 책을 출판하여 스스로 판매까지도 떠맡아야 하니, 출판문화가 활성화될래야 활성화 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학문이나 정보, 또는 문화의 주요한 구심점으로서 책과 출판문화가 장려되었다기 보다는 단순한 개인의 업적과 만족감을 위해 출판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양질의 내용을 담은 우량의 서적들도 꽤나 그럴싸한 책다운 모습을 갖춰 출판되긴 하였지만 사실상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였고, 역시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양질의 자료는 독자들의 수요만큼 많은 출판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더불어 다량의 책들을 접하고, 이들을 풀어낼 소위 엘리트 계층은 대다수가 사회주의 시절의 러시아 유학파들로 당연히 어느정도 러시아어에 능통하다보니 몽골의 학문보다는 현저히 앞선 러시아의 각종 학문들을 적극 수용하게 되었고, 사실상 몽골의 서적들보다도 러시아 서적들의 수요가 그만큼 압도적이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또한 그들이 출판해 내는 책들 또한 단순한 번역작업을 통한 번역서가 많을 뿐, 자신만의 학설을 내세우거나 연구를 통한 나름의 지식과 학문을 담은 몽골순수학문 분야의 책은 거의 존재하지가 않았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보니 몽골 내의 출판량은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었고, 또 출판이 된 자료들마저도 위에서 언급했듯 유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니, 이곳에선 많은 책을 보고, 또 사고, 더불어 파는 것에는 매우 서투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한 권의 책을 사려면 서점을 일일이 돌아다니던지(혹은 길거리에 책을 늘어놓고 파는 헌책상인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책을 부탁하기도 한다. 또한 이는 아직도 몽골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출판사에 직접 문의를 하던지(그러나 책이 있을 확률이 거의 없다), 아니면 저자에게 직접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책을 구입해야만 했다. 또한 최근에 들어서야 정찰된 가격으로 책을 출판하지, 1년 전만 하더라도 특별한 정찰 가격이 없어, 특히 저자에게서 직접 책을 구입하게 되면 가격 흥정을 두곤 곤욕을 치뤘다고들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들로 몽골의 출판문화나 도서관문화를 가늠해 봤을 때 이곳의 안타까운 여러가지 현황 등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대략은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따라서 이런 사회의 분위기와 현실로 이 나라 사람들에게 책은 매우 귀한 것으로 치부된다. 물론 도서전산화시스템으로의 전환상 문제가 더 큰 이유기는 하겠지만, 울란바타르에 있는 세 개의 공공도서관은 아직도 관내 대출만을 허용하고 있고, 또 몽골의 국가대표 도서관인 몽골 국립도서관은 철저한 폐가식 시스템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 정보검색능력이나 기타 각종 책이나 자료를 다루는 기술이 서툴러, 대학의 강사로 파견되어 있는 단원의 이야기로는 한국에서의 일상적인 과제(Report) 제출은 꿈도 꾸질 못한다고 한다. 스스로 책이나 논문을 보며 공부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도 않고, 조금씩 갖추어지고는 있다고 해도 이용자 자체의 정보활용능력이 현저히 뒤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학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히 높은 이곳 몽골에서 나는 굉장한 안타까움과 아이러니 아닌 아이러니함을 느껴야만했다. 진정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정도 갖춰진 도서관(정보시설)과 더불어 정보 활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인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또 몸소 직접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정으로 ‘도서관(Library)' 또한 교육과 이에 따른 사회의 주요 문화 기관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울란바타르에는 세 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이 외 지방에도 도서관이 존재하기는 하나 그나마 도서관다운 도서관으로 갖춰져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울란바타르의 세 도서관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국가대표 도서관인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이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의 책 왕궁(The Book Palace of Children)', 또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한 ‘나착더르지* 울란바타르 시립 중앙 도서관(The Natsagdorj Central Library of Ulaanbaatar)’을 들 수가 있다.**
 
* 나착더르지(Natsagdorj) : 몽골을 대표하는 문호.
* ‘몽골 국립도서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호에서 풀어내도록 하겠다. 더불어 울란바타르에 있는 이 세 도서관의 명칭은 여러 번 바뀌어 하나의 도서관이라도 현재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음을 밝혀둔다. 그 예로, 국립도서관의 경우 이전엔 ’몽골 국립중앙도서관(The State Central Library of Mongolia)'이란 명칭으로 몽골인들에겐 흔히들 ‘중앙도서관'이라 불리워졌는데(지금도 마찬가지다), 현 공식적인 기관 명칭은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으로 사실상 몽골어에 있어선 어휘 자체가 틀림을 알린다.


▒▒▒ 몽골에서의 사서(Librarian)란, 그리고 공식적인 사서교육기관

이곳 몽골에도 사서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이 존재하긴 존재한다. 이전엔 몽골 국립교육대학교(The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에서 단순한 연수기관인 ‘사서교육부’를 설립하여 사서들을 길러내었지만, 지금은 문화대학교(The Culture University)의 ‘문화학과(Dept. of Culture)’에서 사서를 비롯한 문화매니저, 큐레이터 등을 길러내고 있다. 이들은 4년 동안 관련 학문을 모두 이수한 뒤, 졸업 후 자신의 적성에 맞춰 진로를 결정하는데, 보통 사서로 적을 두는 사람은 1년에 10~15명이 채 되지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사서로써 취업에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몽골에는 도서관의 수도 극히 적을뿐더러 한국의 사서직계와는 조금 다른 것이, 이곳엔 특별히 사서자격증이란 것도 없으며, 사서라도 자격 등급의 구분 또한 없고, 오히려 외국어에 능통한 유학파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크기 때문에 사서가 되길 희망하는 소수의 전공자라고 한들 그들이 설 위치는 더욱 좁을 수 밖 없는 것이다.
그 예로, 몽골 국립도서관의 직원 채용은 제한경쟁으로서 특정 전공과목의 필기시험을 치르지는 않으며(국립이기에 당연히 직원의 신분은 공무원이다), 대체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직원을 선발한다. 그때 눈여겨보는 자격 요건은, 자료의 수서와 목록 등 전형적이고도 일반적인 전통적 사서의 업무는 도서관학을 전공을 한 사람으로 자료기획과에 우선 배치되고, 각종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실물자료가 배치되는 서고보존과에, 그리고 그 외의 전공을 한 사람들은 열람서비스과나 시설관리과 등지에 배치가 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도서관학이나 정보학 등 한국에서 말하는 정통(正統)의 문헌정보학과 출신의 사서는 극히 드물거나 없다고 보아야 무방할 것이다. 문화대학교의 문화학과에선 문헌정보학만을 체계적으로 가르치지도 않을뿐더러 정보학의 경우는 학문이 들어오지가 않아 아예 용어 자체가 없는 것들이 즐비하고, 이젠 도서관계의 핫 이슈라고도 말하기 힘들 RFID나 Meta Data, Dublin Core 등을 모르는 것은 당연지사요, 전자도서관(Digital Library)이나 기록보존(Archives)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개념이 서 있는 것도 결코 아니니, 최신의 도서관 시스템을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사서들의 경우, 각종 언어적인 면에선 꽤나 뛰어나기에 신기해할 만큼 낯선 외국의 자료가 들어와도 스스럼없이 자료를 이해하고 처리하며, 또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40세 이상의 중견 사서들은 사회주의 시절 러시아 유학을 떠났었던 지식인들로 당연히 러시아어에 유창할 수밖에 없는데, 영어·중국어·만주어·터키어·티벳어 등 각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서가 있기는 하지만 도서관 내의 대다수가 러시아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점이기는 하다. 따라서 자료에 대한 이해는 빠르지만, 일반적인 사서의 업무나 최신의 업무 방식 등엔 매우 미숙하며, 전문적인 도서관 경영에서도 사실상 조금은 시대에 뒤쳐져 있고, 또 오래된 러시아의 도서관 경영 방침을 아직까지도 고수하고 있는 등 매우 보수적이라면 보수적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그들에게 사서가 된 이유를 물으면 누구든 스스럼없이 말하기를, ‘책이 좋아서.’ 내지는 ‘여성이 하기에는 매우 좋은 직업이기에.’라는 대답이 월등히 많은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듯 이곳의 사서들은 절대 다수가 여성 직원이요, 또 그들은 사서인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사서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지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단 인텔리로써의 이미지를 떠올리긴 하지만, 사실상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서들의 세세한 업무 등에 대해선 잘 모르는 실정이라 때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되어 느긋하게 일하며 쉽게 돈을 받는 직업 등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한국이 아닌 이곳에서도 사서로써의 보다 더 큰 전문성과 또 이를 이용자들이 몸소 체감할 수 있는 더 높은 양질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고로 다시 말하자면, 단순히 자료와 정보를 ‘건네주는 사람’이 아닌, 자신이 요구한 자료나 정보를 ‘이미 구축하여’, 그들의 ‘정보요구에 대한 깊이 있는 상담과 조언’까지도 해줄 수 있는 보다 ‘확실한 정보전문가’로서의 변화와 재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 Category_ 도서관/문헌정보학 외/도서관·사서·아키비스트 | 2008/04/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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