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임지였던 파견기관이 드디어 임지로 확정되었다.
내가 2년간 파견될 기관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 중심부에 있는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 지난주 부관장님께서 KOICA 사무실에 들려 일차적으로 내가 할 일이나 기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물론, 내 업무가 조금 더 뚜렷하게 확정이 되는건 8월말에 있을 OJT(On the Jop Training : 직장 교육)가 끝난 즈음. OJT때 기관장과 코워커, 그리고 내가 직접 만나 여러가지 업무를 익히면서 내가 해야 할 업무를 조금더 구체화하고, 또 조율을 한다고 한다.

몽골 국립도서관은 몽골 국가 대표 도서관으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초동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다. 그렇다보니 소장되어 있는 자료의 양이나 그 가치 등이 타 도서관을 압도하는데, 금이나 은으로 된 고서를 소장하고 있는 등 어떠한 의미로는 기록보존소나 박물관의 성격도 조금은 가지고 있는듯 싶다.

이러한 몽골 국립도서관에는 동양서자료실이 따로 있는데, 티벳의 자료가 상당히 많고 한국의 자료도 6,000여권쯤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국립대 등에서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불러 일을 진척시키려고도 했다는데, 한국학이나 한국문화, 문학 등 여러가지 면에서 프로급은 아니었기에 자료를 거의 쌓아두고 또 방치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일단은 이 자료를 분류하고 전산화(혹은 목록화)시켜 서가에 배열하는게 급선무. 몽골에서 한국어는 상당한 인기가 있는 제2외국어이기에 찾는 사람이 많은듯하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이 남한의 자료보다 북한의 자료가 50%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민데 교수님께 몽-북의 관계를 물으니 아주 극친하다고 하는 것이다. 몽골이 한때 공산주의(사회주의)의 체제에 있었기에 오래전부터 수교를 맺고 서로 협력하는 관계이고, 또 철도를 따라 북한에 갈 수도 있으며, 몽골인에게 중국이 무비자인것 처럼 북한 또한 무비자로 오갈 수가 있다고 한다.
북한에 대한 자료는 멀고도 먼 옛날, 국방대학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곁눈질로 훑어 본 군사서적이 다이거늘 실제로 북한의 자료를 내가 다뤄야한다고 하니 한편으론 매우 기대가 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왠지모를 걱정도 들고..... 순간이지만 만감이 교차했다.
가장 걱정이 되는건 일이 많다는 것보다도, 현지어(몽골어)에 대한 압박과 분류작업에 대한 압박이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많이 해봤지만, 역시 결론은 하나다. 바로, 힘들지만 보람찬 길로 나아가기. 결국 나의 선택은 언제나 같다. Hard하게 끝까지 힘내서 달려보는 것. 행여 나중에 후회라는 것이 없도록 열심히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또 힘들땐 달래도 보며 앞으로 나아가리라 마음 먹었다. 원래 그럴려고 이 나라 이 땅을 밟은거니까.

아, 잊을뻔했는데, 쿠웨이트의 지원으로 2009년쯤 도서관이 새 건물로 이전을 한다고 한다. 아직 목록카드를 사용하는지 전산화된 DB를 사용하는지조차 파악을 못했는데, 할 일도 태산인데 내 파견기관이 끝날때즈음 이전이란다. 산 넘어 산. 웃음으로만 넘겼던 파견기간 연장을 벌써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손 댄 일이기때문에 자리가 잡히기도 전에 이전을 해버리면 또 엉망이 될것이라 이전을 하고 손을 떼야하나 고민이다. 하긴, 이런 고민은 너무 이르긴하지만. 그래, 일단 적응부터 잘 해나가야겠다.

어쨌든 부관장님께서 내 경력들을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고, 또 좋게 봐주셨다보니 이게 참.. 부담이 크게 되고. 실감이 되다가도 막연하고... 이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고 있다.
점차 더듬더듬 몽골어를 말하고, 듣고, 읽고, 쓰고. 반면 한국어와 영어를 잊어만 가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를 걷고, 마트에서 물건들을 산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몽골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몽골인들의 농담을 들으며 웃기도 웃고. 이렇게 적응이 되는건가 보다. 벌써 몽골에서 생활한지 보름이다.
:: Category_ 몽골(Mongolia)/KOICA/사서 | 2007/08/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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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얼마전 북한의 고위관리자가 몽골에 갔다는 뉴스를 보면서, 몽골은 남한보다 북한이랑 더 친한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쿠웨이트지원이라. 왠지 빨간색이 마구 생각이 나는구나 ㅋㅋ 금이나 은으로 된 고서들, 북한에서 넘어온 자료들, 거기다가 도서관 이전계획까지.. hard하면서도 신나는(?) 일들이 가득가득한 곳인거같다- 너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보렴 ㅎㅎ

    2007/08/0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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