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리
- 헤르만 헤세

언제였던가, 어린시절에
나는 목장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때, 아침 바람에 노래가
살며시 실려왔다.
푸른 공기의 소리인가,
아니면 무슨 향기, 꽃향기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어린 시절을 영원토록
울리고 있다.

내가 성장한 후로 그 노래는 내 의식에서
사라져 갔다 ㅡ 그것이 지금 요 며칠 사이에,
비로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살며시 다시 우러나고 있다.
지금 나에게는 세상이 아무래도 좋고
행복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지도 않다.
다만 귀를 기울리고 싶을 뿐이다.
함초롱한 소리가 흐르고
그것이 그때 그 소리인 듯이, 다만
귀를 기울이고 조용히 서 있고 싶을 뿐이다.
:: Category_ 학문·정보/문학/철학/교육학 | 2007/09/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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