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2. 금.
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티스)에서 ‘제1회 세종 문화제’가 있었다.
티스의 아는 학생이 사물놀이를 하게 되었으며, 같은 곳에서 일하는 국립도서관의 직원이 한국 노래를 부르고, 또 나와 같은 기수 동기인 신희의 제자들이대회에 참가하여 합창을 하기에 겸사겸사 퇴근 후 바쁘게 티스로 향했다.
꽃을 사고 싶었는데, 드문드문 보이던 꽃집들도 그 날따라 왜이리 안보이던지 결국에 내가 산건 초콜릿. 본관 3층 강당에 들어서고 얼마지나지않아 신희의 제자들이 나왔다. 퇴근 후 늦게 간지라 제대로 본건 신희의 제자들뿐. 아침부터 가서 동률이와 준이의 태권도 시범도 봤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상 워커(worker)인 나로서는 오전에 시간을 뺄 수가 없었다.
행사 후에 수진언니 집에 가서 제육볶음도 먹고, 또 나중엔 은애언니도 와서 넷이서 수다 수다에 야식 다시 수다 수다. 그러다 결국 수진언니 집에서 go to bed. 수진언니의 쇼파는 예쁘지만 잠을 자기에는 몹시 불편한 구조였다. 아, 변신 쇼파(침대로 변하는 쇼파)는 꼭 필요한 것이로구나.
2007. 11. 3. 토.
어제 시간이 늦어 오늘로 미뤘던 약속을 지키러 일찍 집으로.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면 딱 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무리 찾아보아도 열쇠가 없는 것이 아닌가.
집 앞에서 나는 몹시 당황한 나. 온 몸의 주머니와 가방을 샅샅히 뒤져보아도 열쇠 따윈 나오지 않았다. 수진언니에게 연락했지만 수진언니 집에서도 열쇠는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은애언니한테 다시 연락을 해서 일단 은애언니 집에 있기로 한.
하지만 9시 약속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잠깐이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 일단 약속 장소로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저벅저벅. 집들이 음식으로 SOS를 친 최 단원을 만나 어제 적어둔 레시피를 넘겨주고 집들이 음식 재료 장을 같이 봐주었다. 그리고 사정을 말하고 도서관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혹시나 도서관에 집 열쇠를 두고온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반가운 찌쭈르 아하(경비 아저씨). 아하에게 사정을 더듬더듬 이야기했다.
“아하, 아하! 미니 게레 투쓰후르 배흐구이. 테게뜨 어떠 투쓰후르 해찌 밴. 마네 아질린 어러 206 터트 어처마르 배나.(아저씨, 아저씨! 제 집의 열쇠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 열쇠를 찾고 있어요. 제가 일하는 206호에 가고 싶어요)”
다행히 열쇠가 서랍안에 고이 있었다. 어찌나 기쁘던지 밝게 웃으며 놀란 가슴을 편히 쓸어내릴 수가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계단을 내려가니 찌쭈르 아하와 직원 아주머니 한 분이 이런 내 모습을 보고 그저 웃는다. 열쇠를 찾았다는 말에 잘됐다며 주말 잘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가벼운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 후 진경언니를 만나 3.4 구역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빨래를 하고 스타트를 끊은 하우스를 마저 보기 시작했다. 누군지 참 번역을 잘했구나 생각을 하면서.
2007. 11. 5. 월.
점심시간때 백화경 단원(이하 화경)과 토슈즈(발레 슈즈)를 사러 가기로 했었다.
원래는 그날부터 발레를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화경이에게 급한 일이 생겨 내일로 약속이 미뤄지고 말았다. 그래서 좀 한가해지려나 싶었는데 다시 수진언니와 돈까스 약속이.
퇴근 후 이흐 델구르(국영 백화점)에 가서 장을 보고 세금을 내고 집으로 와서 돈까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수진언니, 신희, 성호와 저녁을 먹었다. 돈까스를 만들어 집에 가져가려던 성호의 계획은 처참히 무너지고, 성호가 가져온 고기로 우리는 나름의 만찬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러던도중 금요일날 수진언니의 귀국 파티를 하자며 다들 말을 모으고, 나름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 드디어 가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다시 나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언니도 참 심란하겠구나 라고 다시한번 생각하면서.
함께 더 놀았으면 좋으련만 은애언니와 나는 최재혁 단원의 집들이에 가야되서 7시가 넘어 우린 헤어져야만 했다. 수진언니, 신희, 성호, 동률이는 포켓볼과 탁구를 치러 가고, 은애언니와 나는 최 단원의 집으로 향했다.
최 단원 집에서 두번째 저녁을 먹고 간만에 만난 여러 단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그러다 9시가 되어 다시 집으로. 집으로 돌아와선 더운 실내의 공기에 음식냄새에 창문을 활짝 열었는데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지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 이런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행복중의 행복일테니까. 내일 다시 이 창문을 열었을때도 그런 기분이길 바라며 잠을 청했다.
2007. 11. 6. 화.
요샌 아침을 꼭 먹고 있다. 그것도 한식으로.
요 몇일 이상하리만큼 폭식을 하고 있는데, 한 끼의 식사 뿐만이 아니라 군것질도 많이 해서 체중이 늘었다.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신체상 배고픔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 마음이 허한 것이로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때 나는 100% 긍정과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나는 모른다는 것이다.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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