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욕조에서 거품 목욕을 했다.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고 한껏 기분이 좋아지기에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를 하려던 거품 목욕을 이틀 연달아 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뜨거운 물을 받아 거품을 낸 후 욕조에 몸을 담구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욕조안에 기대듯 몸을 움츠리고 누워 전화통화를 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골똘히 하기도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간은 흘러흘러 욕조 안의 물이 식기전에 일어서긴 일어서지만 그때마다 너무나도 아쉬운 것이 ‘자.. 또 다음번에’를 외치곤 만다.
몽골에 오기 전 만난 다르항의 한 선배단원 이야기가 생각났다. 퇴근 후 집에서 하는 뜨거운 욕조 목욕이 너무나도 좋았다는 이야기. 물론, 너무 자주 하는건 되려 좋지 않다고 웃으셨지만.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몽골에 있는 단원 모두가.
누군가의 말처럼 몽골에 있는 60여명의 단원들이 같은 시간 각자의 집에서 비슷한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하고, 또 잠을 청한다고 생각하니 왠지모를 웃음이 났다. 우리들을 비추는 60여개의 채널들은 같지만 또 각자 다른 모습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모두가 거기서 거기인 일상들로 시간을 보낼거란 생각을 했고.
그런데 우리는 왜 각자 외로워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만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아닌데 말이다.
처음엔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아 외로운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두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함께 할때도 함께고, 홀로 일때도 혼자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 외롭다고만 생각을 한다.
결국 이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거란 생각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에, 역시 외로움을 즐겨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다. 군중 속의 외로움 보다는 혼자 있을때의 외로움이 더 즐기기가 수월하니 이것만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나의 경운, 나는 내가 외롭지 않으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그래 나에게는 외로운 것이 당연한 거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한거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참 서글프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득 이마저도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을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또다시 낮은 웃음이 났다. 한번쯤은 60여개의 채널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 욕조 속에서 들었던 음악들
Silje Nergaard, Be Still My Heart
Norah Jones, Turn Me On
Corinne Bailey Rae, Breathless/ Butterfly
Lasse Lindh, C’mon Through
Al Green, 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
Jewel, Foolish Games/ Down So Long
Radiohead, Creep
Olivia, Fly Me to The Moon
Romeo+Juliet OST, Little Star
Hedwing and The Angry Inch OST, Wicked a Little Town
City of Angels OST, Iris/ Angel
High Fidelity OST, I’m Wrong About Everything/ Fallin’ Love
못(MOT), Mixolydian Weather/ What a Wonderful World/ 날개
Staind, It’s Been Aw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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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2007/11/14 21:49조만간 메일 드리겠습니다.
2007/11/16 18:54비밀댓글입니다
연락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제가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일로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던지라.. 연락드릴께요.
2007/11/27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