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단원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어떠한 마음가짐이 '주'가 되고, 또 이곳에서 어떻게 활동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나 혹은 단원 파견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참된 봉사정신'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몰표를 던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단원들에겐 당연히 격한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특히나 우리는(KOICA)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렇듯 타국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사실상 실제로 단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미 앞선 글들에서 언급했듯 100% 그렇지가 않다. 역시 이것에도 이상과 현실이 적용된달까?



나름 참된 봉사정신을 다지고 다져서 이곳에 가지고 온 단원들은 현장에서, 그리고 같이 활동하는 단원들 사이에서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만다. 나또한 그러했고, 나 이후에 온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현지훈련이 끝나고 정식으로 기관 파견이 되고나면, 아니나다를까 끝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1) 참된 봉사정신을 발휘할것인지,
2) 아니면 자기계발에 주력할것인지,
3) 혹은 좀 여유를 두고 안락하게 쉬다가 갈 것인지를 두고,

바로 자기와 다른 단원들을 비교해가면서 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모든 일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에 충실하면, '그걸로 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썬 한치의 의심도 없이 스스로를 달래고, 또 다짐의 다짐을 하곤 했었다. 그래도 참된 봉사정신이 1순위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려 자기계발에 주력하는 단원들을 보면 사실상 많이 불안해진다. 나는 이래서 되는걸까, 2년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어쩌자고 이러고 있는걸까, 또 내가 열심히해도 알아주지 않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등등 이런류의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면서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대게의 단원들은 이런 고민을 조금하다 이내 여유로운 삶을 선택한다. 단원생활이 끝나갈때쯤엔 이래선 안된다고 자기계발에 열을 올려보지만, 결국엔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단원 생활이 끝나고 만다.
같은 단원으로써 이런 말들을 공개적으로 하는 나를 다른 단원들이 본다면 기분 나빠할수도 있다. 모두가 그렇지 않는데 모두가 그런 것인양 이야기를 한다며. 각자의 활동과 생활과 모든 것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얻고 스스로와 다른 단원들의 삶을 한번 관찰해본다면, 아마 강한 부정은 하지 못할거라 생각한다. 다들 카페나 식당에 모여 늘상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자신의 나태함과 게으름에 대한 질책들 말이다. 참된 봉사정신이라는 이 활동의 주요 목적자체는 커녕 제대로 2)번 항목, 즉 자기계발이라도 하고 가는 단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생각해본다면 모두가 낯이 부끄러울 것이다. 적어도 KOICA로써 단원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설령 자신은 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도 우리에게 투자 되어지는 정부의 예산은 엄청나다.
한달 생활비며 주거비, 그리고 국내 정착금을 포함해 단원활동에 들어가는 돈까지 합친다면 1인당 2년간 최소 $40,000 이상이 들어간다. 현장지원사업(프로젝트)을 합친다면 $50,000-55,000. - 나라마다 생활비, 주거비 등이 다르기에 금액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활동에 우린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해야한다는건 모든 단원들이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를 생각하면 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리곤 다들 낭비라고 말한다.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을 내보내야하는데'라며.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의 기준이란게 참 불명확하지만, 스스로는 알 수가 있다. 내가 그 기준에 미치는지 혹은 미치지 못하는지 정도는 자신이 부끄럽고 그렇지 않고에 따라 나누어 생각해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중이지만 가끔은 주위의 시선에 움츠러들때가 있다. 내가 과한건가 내지는 잘못 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역시 정답은 없다. 그리고 왠만해선 눈물을 쏟을 정도로 자신을 질책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모든 것들이 미적지근한 것일수도 있다, 마음 한켠이 무거운 것일수도 있다. 그래도 책임감 정도는 다들 느낄 사람들이니까.



지쳐갈때쯤이면, 혹은 쉬운 길로 접어들고 싶을때면, 다시금 이를 되뇌여 보는것도 이젠 일상생활이 되었다.
너 그래서 떳떳해질 수 있겠느냐, 관용여권과 KOICA 타이틀이 낯부끄럽지도 않더냐, 그래 제대로 할게아니라면 집으로 돌아가자 등 더욱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기위해 노력중이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나는 굳게 가지고, 또 믿고 있으니까.



지금 단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혹은 앞으로 단원 생활을 할 사람들, 또는 다른 경유로 남을 위해 희생하는 일을 앞으로 할 사람들에겐 스스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여러가지를 재차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생각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나름대로 각자의 해답을 찾게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비록 자신이 해답을 찾았고, 옳게 행동하였는지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가 있겠지만.

:: Category_ KOICA MONGOLIA/KOICA/사서/몽골 | 2008/02/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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