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된 부서는 관장, 부관장님 직속이나 다름이 없는 '정보기술교육과'인데, 담당된 업무는 '서고보존과'의 일이라(한국학 전담) 자리의 배치는 당연히 한국학 자료가 비치된 동양서고였었다.
사진이 바로 동양서고에서의 코워커와 내 자리의(좌측) 모습. 파견초부터 무수히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인지 더욱더 기대 자체를 하질 않고 제로의 상태로 몽골로 향한지라 이렇듯 열악한 환경은 견딜만 했다. 한국에서도 열악한 도서관으로 장기간 봉사활동을 다녔었기에 사실 환경 자체는 하루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왔다.
하물며 현지 사서들조차 몸소리치는 이곳에서 무려 3달 가까이를 난 군소리 없이 굳건히 버텨내었고, 사서들이 나를 챙겨가며 걱정을 해줄 정도였으니, 더이상 설명하지않아도 다들 잘 아리라 생각한다. 딱 사진보다도 7배 정도는 더 열악하달까? 일단, 사진에서의 바닥은 바닥이 아니라 나무 판자로 공중에 떠 있어 삐걱이는건 기본이고, 아래 바닥이 보이는건 당연지사다. 즉, 나무 판자를 덧대어 하나의 룸을 두개의 층으로 임의로 나눈 것이다. 폭발적인 장서의 수를 감당하지 못한채 이리 되었달까.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아래 사진을 보면 되겠다. 아래가 정기간행물서고, 윗층이 바로 내가 있는 동양서고.



이곳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학 자료들의 상태는 가히 처참하다.
6,700여권 정도가 소장되어 있는데, 몇 번이고 정리를 시도하다 결국엔 포기를 했다고 한다. 첫번째로는 한국어를 아는 인력자체가 없었고, 두번째로는 소장 자료 자체가 1950년대 북한에서의 자료교환을 통한 오래된 서적이라 이용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자료들을 대충 훑어보니 김일성 주체사상과 관련된 사상서들이 생각보다 많이 소장되어 있었고, 이전에 한국어를 아는 누군가가 필사로 도서대장 정리를 한 것을 발견하였으나(나와 몽골 국립도서관의 사서들 모두 언젠가 있었을 북한인 사서로 추정), 사실상 이것도 재작업을 해야되는 일이었기에 새로 시작해야되는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동양서고 안에서 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공간 자체가 매우 협소하여 두 사서가 각각의 파트들을(중국자료, 한국자료) 동시에 진행하기엔 사실상 무리수가 있었고, 한국학 자료에 대한 신도서대장을 그 무엇보다도 컴퓨터로 작업하기를 나는 희망하고 있었기에 공중에 붕 떠 있는 동양서고엔 컴퓨터를 들여놓을 수가 없었던것이다. 몇 달째 컴퓨터 없이 그야말로 빈 책상에서 업무를 보던 나에게 기관측에서 큰 돈을 들여 컴퓨터를 사주겠다고 한건 나에게 있어 매우 감사한 일이었고,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받기로 하였으나 이를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물며 평소 먼지 알레르기로 만성 비염을 앓고 있던 내가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오래된 먼지 속 서고에 콕 박혀 세달을 있었으니 건강상의 문제도 생겨 결국엔 자리를 이동하기로 협의를 하였다.



옮긴 자리는 2층의 자료기획과 사무실.
신간도서의 입수와 기증, 카드목록과 더불어 국내외 자료 기증/교환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사무실이었다. 3명의 여자 사서분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연령대가 높았고 몽골 국립도서관에서 근무를 하신지 꽤나 오래된듯 보였다.
기쁘게 맞이해주시며 서로를 소개하고 업무를 진행하였다. 동양서고에서 고생이 많았다며 어머니처럼 챙겨주시는데 그야말로 감사하고 왠지모를 어린아이가 된양 수줍어 어린아이 같은 부끄러운 미소를 지은 생각이 난다.



그리고 빼곡히 가져다 놓은 각종 사전들.
러시아어 사전이 필요할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질 못했는데,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 그런지 BBK의 분류며 여러곳에서 몽골어도 아닌 러시아어들이 튀어 나왔다. 결국 북한에서 출판된 로조사전을 가져다 장기대출을 신청하곤 활동지원물품에 러시아어사전을 넣어놓았다.

:: Category_ 몽골(Mongolia)/몽골 국립도서관, 도서관계 | 2008/02/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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