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독일 GTZ(Gesellschaft für Technische Zusammenarbeit) 주최, 몽골 환경 캠페인 - 2008.05.24.
독일 정부의 해외원조기관인 gtz의 몽골 환경 캠페인.
몽골 NGO 단체와 KOICA도 이를 도왔는데, 그야말로 하루종일 삽질과 중노동만 했었던. 참으로 좋은 캠페인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으나, 결론적으로 이래저래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았기에 지금도 무어라 좋게만은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불가리아대사관과 일본대사관 앞 중앙 화단에서의 작업.
우리가 심고있는 나무들은 큰 나무부터 이렇게 작은 나무까지 골고루였다.
JA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자이카, 일본의 해외원조기구)는 일본대사관에서 행사 축하인사만 하러 오고, 단원들은 오지 않았었다. 따라서 불가리아대사관과 일본대사관 앞 중앙 화단 모두를 KOICA와 몽골의 NGO 단체가 맡았었거늘, 가만히 생각해보니 JAICA가 했어야했다는 생각이 들게 되자, 나도 어쩔 수 없나란 생각에 나지막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사진 속의 외국인은 gtz의 직원. 독일은 볼런티어 파견이 아닌, 정부 프로젝트 사업(해외원조)만 진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도 언뜻 짐작되듯이, 몽골은 기후가 건조하기에 땅 또한 매우 메말라 있었다. 그렇다보니 먼지도 많았고, 무엇보다 돌무더기가 잔뜩이었던지라 삽질이 너무나 힘이 들 수 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이렇듯 힘이 든 것보다도, 과연 이러한 메마른 땅에서 우리가 심은 나무들이 잘 살 수가 있을지 의문이 들고야 말았다. 그러자 낮은 한숨과 함께 갑작스레 한무더기의 걱정들이 찾아왔다.
점심. 몽골의 고기 군만두라 볼 수 있는 호쇼르 2개. 솔직히 꽤 놀랐었다.
1) 참으로 점심이 약소하다는 것과, 2) 이 점심을 먹은 후 몽골 NGO 단체와 더불어 거의 모든 캠페인 참가자들이 집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에 말이다. 사실상 전자야 상관이 없었지만(어차피 기대란 것을 안하고 왔기에), 후자때문에 당황 아닌 당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KOICA와 몽골 단체 한팀만 남아 남은 작업을 모조리 마무리 짓게 된.
물론, 우리 또한 그때 일을 접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남은 잔업도 많았었고, 모두가 갔다고해서 우리들마저 자리털고 일어서기는 단원들 모두가 싫었던 눈치였다. 더운 땡볕에, 중노동에 힘이 들고 짜증이 났을법도 한데 끝까지 작업을 마무리 지은 KOICA 단원들이 한편으론 자랑스러웠다.
점심을 먹고 나서 잠시 쉬기. 정말이지 너무나 좋았던 한때. 따뜻한 햇살에 온전한 봄이었다.
여러모로 기분이 언짢은대다 힘도 들었을텐데 웃음을 잃지 않았던 우리들. 만만한게 JAICA였는지 왜 gtz 환경캠페인에 JAICA는 오지 않은거냐며 투덜되기도 하고, gtz 직원들은 다들 어디로 간거냐며 또다시 투덜되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우리들끼리 참으로 웃기기도 웃겼었다. 또 순진한 KOICA라며 다른 해외원조단체들은 이리될줄 알고 미리 빠진거였나 뒤늦게 경악스런 모션을 취하기까지도 했었던. 하지만 투덜들 되면서 다들 일은 또 어찌나 열심히하던지.
모든 작업이 끝난뒤, 뒷풀이인 gtz의 바베큐 파티장으로.
gtz 사람들의 초대로 KOICA 부소장님과 따로 저녁을 먹을것을 이쪽으로 인사간다고치고 잠깐 들렸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음료만 무료이고 햄버거나 스테이크 등의 음식은 유료인 기부금 파티였던 것. 이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듣지못했던 우리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저녁을 대접한다는듯한 뉘앙스였기에), 그래도 이해를 하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당연히 저녁을 대접하는걸로 알고 왔던 몽골분들은 꽤나 비싼 가격에 그저 음료만을 마시다 일어서 가시는데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았었다. 괜시리 이를 지켜보고있던 내 마음마저도 불편해지는 이유는 왜였을까.
그러다 이윽고 몰려드는 외국인들. 우리가 하루종일 환경 캠페인을 할 동안 그 많은 사람들은 정작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건지, 또 독일에서 주최하는 캠페인이 맞았던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독일인) 몰려 들기 시작했던 것. 그러나 정작 모든 일을 앞장서 끝까지 하고 마무리를 지은건 한 팀의 몽골인들과 KOICA 단원들이 아니던가.
또 여담으로, 이 캠페인 영상이 얼마전부터 독일 gtz 캠페인으로 TV에 떡하고 나온다는데, 나무를 심는 낯익은 웬 KOICA 단원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yo ve?(뭐야?)"다.
많은 KOICA 단원들이 이를 두고 황당해하거나 언짢아하기도 하는 것은, 사실상 gtz측에선 캠페인의 마무리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는 점 때문이다. 즉, 자기네들 캠페인을 gtz 주축으로 돌린것이 아니라, 타이틀과 명함만 gtz 주최지 정작 캠페인의 실질적 활동은 외부 단체가 다 한거나 다름이 없었다는 것. 캠페인의 주체였던 gtz측이 인원이 많던 적던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끝까지 캠페인을 함께 했으면 무척이나 좋은 인상으로 남았을텐데, 이 캠페인에 처음부터 참가했던 나로써는(혹은 우리들로써는) 그러지 않았던 gtz의 캠페인 자체가 그저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은 gtz측이 얄밉기도하고, 여차저차 결론적으론 썩 좋지 않은 인상으로 기억되고야 말았다.
더불어 행사에 참가한 단체에겐 구체적인 캠페인의 일정이나 기타 사항 등을 제대로 공지를 했어야했는데, 끝까지 캠페인에 참가한 우리들이었지만 사실 우리들은 정작 이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적잖은 혼란스러움을 느껴야만 했었다. 기부금 파티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기분 좋게 우리도 이에 흔쾌히 동참을 할 수가 있었을텐데,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얼떨떨하기만했던 우리들은 준비된 여분의 돈도 없었고, 또 그때 당시 KOICA 부소장님의 지출로 기부금 파티에서의 소세지 햄버거를 맛보며 자연스레 이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역시 그 찜찜한 기분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며 들뜬 마음으로 왔다가 이내 일어선 몽골인 한팀을 지켜보았기때문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그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큰 언짢음을 느끼는건 아니다. 단지 그들에게 기부금 파티에 대해 사전에 잘 설명을 했어야했다고 생각한다. 미리 그들이 알았더라면, 그리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을게 아닌가.
이렇듯 좋은 일들을 하고도 이러한 기분을 왜 느껴야만하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무척이나 아이러니하다. 더불어 그 이후로 (몽골에서 실시하는)많은 캠페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이자 버릇 아닌 버릇이 생기기도 하였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gtz뿐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그리고 몽골이란 나라 그 자체내에서도 여러가지 많은 캠페인들이 열리게 되길 바라며, 그 필요성을 몸소 느끼고는 있다. 한해, 두해. 이렇듯 시간과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 좋은, 그리고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들이 이곳엔 너무나 많고, 또 절실히 필요하다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보다 더 다양한 형태로 각가지 캠페인들이 열려야된다고 생각한다. 비록 문제가 있을지언정 시도조차하지 않는 용기 없는 행동보다는, 직접 부딪히며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것이 보다 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KOICA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사무소나 본부로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든 안받든, 최소한 단원들의 소소한 노력으로라도 어떠한 하나의 캠페인을 자그마하게 이루어낸다면, 몽골이란 이 나라에서 참으로 뜻깊은 일을 한가지 더 하고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것. 미처 깨우치지 못했던 것들을 일깨워주는 것. 그리고 모두를 동참시켜 비로소 이를 실행해나가고 또 바꿔나가는 것.
어쩌면 우리 단원들이 파견된 진짜 이유가 아닐까도 싶다. 그래서 늘 생각한다. 내가 속한 기관에 대한 책임과 의무. 그리고 그 이외 내가 이곳에 줄 수 있는 작은 도움들과 긍정적인 영향들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는 정말 이곳에서 무엇을 더 할 수가 있을까?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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