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09/08/05 몽골 국립도서관의 '오바마 자서전 출판 행사', 그리고 제3의 귀(耳)와 눈(見)
  2. 2008/03/26 고도를 기다리며(Wating for Godot)
  3. 2008/03/19 Bitgii Sanaa Zobooroi! (Don't Worry!)
  4. 2008/02/21 몽골 국립도서관에서의 내 자리, 동양서고에서 자료기획과로
  5. 2008/02/11 2008.2.11. 끊임없는 물음, 하지만 해답을 찾아야할 것
  6. 2007/12/13 2007.12.12. 꿈속
  7. 2007/12/13 2007.12.11. 기타(Guitar)
ㅇ 몽골 국립도서관, '오바마 자서전 출판 행사'

다음은 지난 2009년 4월 27일에 있었던 '오바마 자서전 출판 행사' 당시의 모습이다.
이렇듯 자주는 아니지만,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 MYHC)에서는 각종 출판 행사를 갖기도 한다.



각 방송국 및 신문사, 그리고 정계 외에도 여러 유수의 석학들이 함께했던 자리였다.
정확한 행사 시작 시간이 끊임없이 바뀌자 나마저도 시간에 맞춰 갈 수가 없었었다. 점심식사 후 부랴부랴 갔을땐 이미 행사가 끝날때쯤. 그러나 이곳의 굉장했던 열기 만큼은 나또한 느낄 수가 있었다.



오바마 자서전 출판 행사상의 현수막.
이렇게나 빨리 몽골어로 번역이 되어 출판되다니 사실 놀라웠다. 그만큼 몽골 현지 내에서도 미국과 더불어 오바마 미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오바마 미(美)대통령은 인성적으로나 리더로써의 능력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보통 그 이상을 뛰어 넘는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바마 대통령 그 자체에 대한 높은 평가보다도 드디어 부시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에 더 큰 기쁨이 서려있기에, 이 사실 자체에 더욱더 큰 미소와 환호성을 연신 내지르고 있다. 드디어 '새로운 시대가 왔노라'며 말이다. 허나 아마도 모두가 이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무척이나 클거라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대단한 반미주의자나 반부시세력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반부시세력이라고 말하기엔 그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이나 언성을 심각할정도로 크게 높이지는 않아서 그렇지, 부시 전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회의감이나 비판의 목소리가 아예 없는 사람은 또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으로 봐왔고, 또 문제가 있었다고 확신하는 사람중 한 사람일테니 말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되었기 때문인지, TV에서의 국제뉴스나 해외토픽 등에서도 반부시세력들의 여러 모습이 비춰진건 사실상 매우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왠지모르게 나는 미국민들의 반부시세력은 소수의 이야기일거라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적어도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 앞에서는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을거라며 말이다.
허나, 언젠가 버지니아 출신의 한 미국인 영어회화 강사가 짖궂은 개그 모션을 취하며 내질렀던 한 마디에 이런 생각은 송두리째 바뀌고야 말았다. 그녀는 한손으로 주먹을 쥔채 자신의 얼굴을 밀쳐내듯 때리며,

"Bush? Push!"

라고 온 강의실의 학생들이 당황하여 웃을만큼 반대 의사표현을 강하게 했었다.
자신이 속한 국가의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이를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에게 표현하는 것. 나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때에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 외국인과 살을 맞대고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지금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마 지금의 한국 정세가 그리 조용하지도, 또 평온하지도 않기에 그런 것일까?
해외에 있기에 한국 내의 정보를 빨리 전해들을 수가 없어, 또 나름의 한계란 것이 있어, 한국에 있는 것보다야 사실상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 사실이다. 그러나 대략적인 사건.사고, 또 핫이슈인 몇몇의 소식들은 알고 있기에 아주 또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왜 나는 마치 내가 제3국의 중립국에 있는듯 마냥 나의 일이 아닌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마는 것일까? 아마도 직접 살을 맞대지 않고 있기에 생생한 체감을 하지 못하여 그러한 것이리라 생각하지만, 자꾸만 시간이 흐를수록 모국에 대한 관심이 옅어져만 가는 나 자신을 보며 큰 반성을 하곤 한다. 정치라는 것이 사실상 소수의 놀이로만 비춰질 수가 있긴 하지만, 찬찬히 그 본질을 꿰뚫어보면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른바 참여필요적 생산 활동 그 자체이지 아니한가.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해외에 있기에 내가 느끼는 어떠한 장점도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제3국에 있음으로서 매우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여, 그 어떠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을 벗어나, 보다 더 큰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위치이고, 또 분위기를 탈래야 쉽사리 탈 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머리는 이상하리만큼 더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다들 궁금하지 않은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과연 어떠할 것인지, 또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어떠할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무엇보다도 이러한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로 인해 한국을, 대한민국을 보다 색다르게 보고 듣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배우게 되며, 깨닫게 된다. 순간순간 나 마저도 제3자의 입장이 되어가면서, 또 제3의 귀와 눈을 가져가게 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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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_ 몽골(Mongolia)/KOICA/사서 | 2009/08/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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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문학 수업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신 변 교수님은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Wating for Godot)'에 대해 나즈막히 말씀을 하셨다.
최근들어 왜 그때가 자꾸만 생각이 나는건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때와 같은 다소 나른한 날씨에 햇빛이 쏟아지는 바람부는 창가에 앉아 있노라면, 법과대에서 수업을 듣던 그때가 순간순간 떠오르며 잠깐동안은 마치 그때로 돌아간듯한 착각에 울컥한 기분이 들때도 있다. 점심시간 후의 수업이라 학생들은 나른함을 이겨내지 못해 잠을 청했었고, 나와 친구는 맨 앞자리에 앉아 펜을 굴려가며, 또 졸린 눈을 비벼가며 교수님의 이야기들을 가만히 듣다 문득 서로 마주보곤 빙그레 웃곤 했었다.

아마 내 인생상에서 가장 행복했던때라 그런것일까?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뒤돌아보면, 나는 그 어느때보다도 내가 대학을 다니던 그때가 내 인생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였던것 같다.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고, 충분히 내가 무언가를 선택할 수가 있었고, 또 충분히 나의 실수도 눈감아질 수가 있었다.
마실 수 있을만큼 술도 마셔봤고, 자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몇 일 밤낮을 지새어도 봤고, 또 크게 웃어 볼 수 있을만큼 웃어도 보았고, 반대로 크게 화를 낼 수 있을만큼 화도 내 보았다. 눈물을 글썽이며 이젠 한계라고 생각할만큼 공부를 했던 순간도 있었고, 어쩜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정도로 지독히도 게으름을 피운 순간 또한 있었다. 이런 나에겐, 그때의 나에겐 알 수는 없지만 '희망'이란 것이 있었고,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그때 나또한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난 후, 지금 이 순간을 뒤돌아보면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짝거림이 그때만큼 느껴지지 않으니, 조금은 울적해진다.

늦은밤 술자리에서 불현듯 문자를 보내 안부를 묻는 동기들.
함께하던 때가 그리워, 왠지모를 정이란 것에 그리워 한참을 반갑게 문자를 주고 받지만, 마지막 문자를 보내고 마지막 문자를 받을때면 한없이 가슴 한 켠이 뻥 뚫린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역시 어쩔 수가 없다.
한없이 높게만 바라보았던 예비역 선배들이 이젠 내 동기들이라니, 또 벌써 졸업이라니. 이것 참, 믿기지가 않는다면 다들 큰 소리로 웃으며 나에게 야유를 보내겠지? 하지만 난 아직 내 동기들이 그저 마냥 어린 대학 새내기인것만 같은데 말이다.

아무튼. 한국으로 돌아가면, 학교에 찾아갈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본관의 카페에서 블루베리 머핀. 호두 머핀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리모델링한 중앙도서관으로 가서 이곳저곳을 샅샅히 훑어보다 선배님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리곤 학생회관에 있는 학교의 명물 패스트푸드 점에서 스파게티와 치킨 버거, 또 피자를 먹는거다. 또 나를 한껏 우울하게 만들었던 사범대에 잠깐 들려 다시금 복수전공의 악몽들을 조금 떠올리다가 단대로 향해 아직도 운동권일 사회대일지 각가지의 pc(자보)도 보고, 더불어 학회실로 들어가 구석에서 우리 동기들의 '먹.부'도 찾아 읽어보고. 그리고나서 조교실로 찾아가 시시껄렁한 농담들을 조교선배와 주고 받다가 건너편 연구동을 바라보며 누구 교수님 집에 가셨네, 아직 계시네 술이나 한 잔 할까 이야기도 해보고... 마지막엔 늦은 밤 학교 근처의 단골인 전통술집에서 늘 시켜 먹던 안주를 시켜 새벽까지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다 먼 곳에서 오신 선배님들까지 만나는 것.
아, 이건 정말이지 모두 꿈같은 이야기려나.

그런데 웃음이 난다.
옛생각에 조금은 울적해졌다가 다시 기분이 나아지는 나를 보고 있노라니 웃음이 난다.

내가 늘상 중얼거리는, '난 고도(Godot)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
문득 어쩌면 내가 고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더욱 웃음이 났다. 이런 생각이 들자, '아차,'하는 생각에 '역시, 나는 아직 어리석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사람들이 기다리는, 그리고 나또한 기다리는 그런 고도는 어쩌면 내 자신 일수도 있었는데, 나는 왜 지금껏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자신이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고도였거늘, 스스로가 스스로를 못알아 본 베케트의 희곡 속 주인공처럼 나또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금 나의 어리석음을 조금 꾸짖고, 또 나름대로의 운명론을 중얼거려 보았다.

어쩌면 이런 나를 스스로 깨우치고자 그때의 생각이 이리도 많이 났던 것이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지금 바로 내 발 아래 펼쳐져있는거라고. 단지, 내 스스로가 준비되어 다가오길 나는 그동안 기다렸을뿐, 내가 아닌 고도 따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이다.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특별한 무언가가 인생상에 존재한다고는 믿는다. 반대로 나아가도 끊임없이 나에게로 돌아오는 부메랑과도 같은 것들이 적어도 나에겐 있었고, 또 톱니바퀴처럼 무언가가 딱 들어맞지가 않아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불가능이란 없다고, 운명이 존재한다고한들 이를 거스를 능력 또한 우리 인간들에게 있다고 생각을 한다. 단지 그렇게하기까지 크나 큰 고통과, 시련과, 또 이겨내야할 장벽들이 더욱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인생을 쉽게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또 시련 끝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성공도 실패도 아닌 평범한 수준에서 그만그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것이라고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원하던 모습의 고도(Godot)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의  나는 몹시 망설여지고, 또 조금은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Category_ 글·생각·소식 | 2008/03/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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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gii Sanaa Zobooroi! (Don't Worry!)"

난 무언가를 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생각을 하는 나쁜 습관아닌 나쁜 습관이 있다. 물론 생각의 폭이 깊다는건 장점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난 그것이 필요이상이기에 가끔은 스스로 자초하여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하지만 또 반대로, 몹시 본능에 충실하여 주변의 사람들이 경악을 할만큼 내가 아닌듯한 단순한 사고를 할때도 있으니, 결국 나는 '모'아니면 '도'로 지극히 양면성이 강하고,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또 이것은 거의 모든면에서 그러한게 사실이고 말이다. 다행라면 이러한 양면성이 겉보기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지만, 사실상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대다 이러한 양면성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 위험하다면 위험한다는 것또한 사실이니, 나도 나의 이런 성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정열적이고 적극적이다가도 한순간 지나치게 무관심하고 냉소적으로 변해버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눈이 부실만큼 반짝거리다가도 한순간 어둠의 포스에 휩싸여 우울함을 함께 몰고 다니기도 하는게 바로 나다. 늘상 사람들과 함께 잘 어울리다가도 한순간 극단적 소심쟁이가 되어 사람들을 피해 숨어버릴때로 있고, 또 참고 참고 잘 참다가도 한번 화가 나 폭발을 할땐 상대방이 다시금 일어서기 힘들정도로 KO패 시켜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니, 결론은 종 잡을 수가 없는 그런 성격이다. 무언가 마인드 컨트롤이 되야하는데, 평소에는 어느정도 스스로 컨트롤을 하지만서도 점점 상황이 극적으로 치닫을 수록 컨트롤을 못하게 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난 컨트롤이 되지 않을때면 한걸음에 집으로 뛰어들어와 휴대폰을 끄고 숨어버린다. 필요이상으로 사람들을 몰아붙이고 나중엔 후회란 것을 하게될까봐. 사실 도대체 언제쯤이면 내가 나를 100% 다스릴 수 있으련지 의문이고, 걱정이 앞서기는 앞선다는.

이번주도 그러했다. 지나치게 열심히 일을 했고, 지나치게 일들을 너무 잘해냈고, 지나치게 혼자서 뿌듯해하다가 잠깐의 사람들의 냉대에 지나치게 움찔하여 극단적 소심쟁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내가 잠시 소극적으로 변해버린건, 이곳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나는 현지 직원들보다도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고, 외국인이라 언어소통에도 문제가 많으며, 또 나름 중요하다면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거늘 도대체가 사람들이 반응이 없는대다 이걸 넘어서 '도대체 너 지금 뭐하는데?!'라는 반응이 몹시 마음에 들지가 않는 것.
결코 내가 하는 일들을 보고 감탄을 하며 칭찬세례의 세례를 해주길 바라는것도 아니며, 사실 기대자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 이렇다할 반응이 딱히 없으니 기운도 나지 않을뿐더러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과연 잘 된 것인지 혹은 이들에게 정말 필요하고도 좋은 일인지를 알기 어려울때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됐는지, 혹은 괜찮은건지 도대체가 알 수가 없으니 옳은 일을 옳게 하고 있면서도 계속해 의구심을 갖게 된달까? 또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확실하게 이야기 하지를 않으니 실질적 업무를 하는 사람인 동시에 중재자인 나로써는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측이나 KOICA측에 무언가를 확실히 이야기해주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점이 사실이다. 뚜렷히 원하는 바가 있어 이걸 서로 이야기해가면서 기관내 무언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손 놓고 모든 일은 나한테 다 넘긴채 가만히 지켜보고만있으니, 기관장도 아닌 나는 내가 모든 것들을 다 결정하고 합의해도 되는건지 조금은 의아하다면 의아한. 그렇다고 "희근씨가 알아서 잘 해주세요."라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어떻게보면, 도움을 받는대는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또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몰라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원조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사실상 구체적이고도 세밀하게 이것들을 말하지 않아도 원조기관에서(예로, 선진국에서의 원조나 각종 국제기구에서의 원조 등) 알아서 다 해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어떠한 면에선 이것이 사실상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 또 자신들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하며, 더불어 이것을 얻고 배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부터 알려주고 가르쳐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것부터 조금은 엇나가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많은 외국의 파견 인력들이 더욱 힘들어하는 것일테고 말이다(적어도 그러한 신분으로 일을 하고 있는 나로써는 그렇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괜한 걱정이고 괜한 고민, 또 괜한 생각일 수도 있겠다. 정작 그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어찌보면 결론은, 그렇기에 Bitgii Sanaa Zobooroi! (Don't Worry!) 한번은 진지하게 다시금 생각해볼 문제이지만, 지금은 잠시 잊어버릴 필요성이 있는 문제. Martaarai, Martaarai. (Let's Forget.) 하지만 다시금 마음은 무겁다.
:: Category_ 몽골(Mongolia)/KOICA/사서 | 2008/03/1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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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된 부서는 관장, 부관장님 직속이나 다름이 없는 '정보기술교육과'인데, 담당된 업무는 '서고보존과'의 일이라(한국학 전담) 자리의 배치는 당연히 한국학 자료가 비치된 동양서고였었다.
사진이 바로 동양서고에서의 코워커와 내 자리의(좌측) 모습. 파견초부터 무수히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인지 더욱더 기대 자체를 하질 않고 제로의 상태로 몽골로 향한지라 이렇듯 열악한 환경은 견딜만 했다. 한국에서도 열악한 도서관으로 장기간 봉사활동을 다녔었기에 사실 환경 자체는 하루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왔다.
하물며 현지 사서들조차 몸소리치는 이곳에서 무려 3달 가까이를 난 군소리 없이 굳건히 버텨내었고, 사서들이 나를 챙겨가며 걱정을 해줄 정도였으니, 더이상 설명하지않아도 다들 잘 아리라 생각한다. 딱 사진보다도 7배 정도는 더 열악하달까? 일단, 사진에서의 바닥은 바닥이 아니라 나무 판자로 공중에 떠 있어 삐걱이는건 기본이고, 아래 바닥이 보이는건 당연지사다. 즉, 나무 판자를 덧대어 하나의 룸을 두개의 층으로 임의로 나눈 것이다. 폭발적인 장서의 수를 감당하지 못한채 이리 되었달까.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아래 사진을 보면 되겠다. 아래가 정기간행물서고, 윗층이 바로 내가 있는 동양서고.



이곳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학 자료들의 상태는 가히 처참하다.
6,700여권 정도가 소장되어 있는데, 몇 번이고 정리를 시도하다 결국엔 포기를 했다고 한다. 첫번째로는 한국어를 아는 인력자체가 없었고, 두번째로는 소장 자료 자체가 1950년대 북한에서의 자료교환을 통한 오래된 서적이라 이용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자료들을 대충 훑어보니 김일성 주체사상과 관련된 사상서들이 생각보다 많이 소장되어 있었고, 이전에 한국어를 아는 누군가가 필사로 도서대장 정리를 한 것을 발견하였으나(나와 몽골 국립도서관의 사서들 모두 언젠가 있었을 북한인 사서로 추정), 사실상 이것도 재작업을 해야되는 일이었기에 새로 시작해야되는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동양서고 안에서 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공간 자체가 매우 협소하여 두 사서가 각각의 파트들을(중국자료, 한국자료) 동시에 진행하기엔 사실상 무리수가 있었고, 한국학 자료에 대한 신도서대장을 그 무엇보다도 컴퓨터로 작업하기를 나는 희망하고 있었기에 공중에 붕 떠 있는 동양서고엔 컴퓨터를 들여놓을 수가 없었던것이다. 몇 달째 컴퓨터 없이 그야말로 빈 책상에서 업무를 보던 나에게 기관측에서 큰 돈을 들여 컴퓨터를 사주겠다고 한건 나에게 있어 매우 감사한 일이었고,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이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받기로 하였으나 이를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물며 평소 먼지 알레르기로 만성 비염을 앓고 있던 내가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오래된 먼지 속 서고에 콕 박혀 세달을 있었으니 건강상의 문제도 생겨 결국엔 자리를 이동하기로 협의를 하였다.



옮긴 자리는 2층의 자료기획과 사무실.
신간도서의 입수와 기증, 카드목록과 더불어 국내외 자료 기증/교환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사무실이었다. 3명의 여자 사서분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연령대가 높았고 몽골 국립도서관에서 근무를 하신지 꽤나 오래된듯 보였다.
기쁘게 맞이해주시며 서로를 소개하고 업무를 진행하였다. 동양서고에서 고생이 많았다며 어머니처럼 챙겨주시는데 그야말로 감사하고 왠지모를 어린아이가 된양 수줍어 어린아이 같은 부끄러운 미소를 지은 생각이 난다.



그리고 빼곡히 가져다 놓은 각종 사전들.
러시아어 사전이 필요할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질 못했는데,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 그런지 BBK의 분류며 여러곳에서 몽골어도 아닌 러시아어들이 튀어 나왔다. 결국 북한에서 출판된 로조사전을 가져다 장기대출을 신청하곤 활동지원물품에 러시아어사전을 넣어놓았다.

:: Category_ 몽골(Mongolia)/몽골 국립도서관, 도서관계 | 2008/02/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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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단원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어떠한 마음가짐이 '주'가 되고, 또 이곳에서 어떻게 활동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나 혹은 단원 파견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참된 봉사정신'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몰표를 던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단원들에겐 당연히 격한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특히나 우리는(KOICA)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렇듯 타국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사실상 실제로 단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미 앞선 글들에서 언급했듯 100% 그렇지가 않다. 역시 이것에도 이상과 현실이 적용된달까?



나름 참된 봉사정신을 다지고 다져서 이곳에 가지고 온 단원들은 현장에서, 그리고 같이 활동하는 단원들 사이에서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만다. 나또한 그러했고, 나 이후에 온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현지훈련이 끝나고 정식으로 기관 파견이 되고나면, 아니나다를까 끝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1) 참된 봉사정신을 발휘할것인지,
2) 아니면 자기계발에 주력할것인지,
3) 혹은 좀 여유를 두고 안락하게 쉬다가 갈 것인지를 두고,

바로 자기와 다른 단원들을 비교해가면서 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모든 일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에 충실하면, '그걸로 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썬 한치의 의심도 없이 스스로를 달래고, 또 다짐의 다짐을 하곤 했었다. 그래도 참된 봉사정신이 1순위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려 자기계발에 주력하는 단원들을 보면 사실상 많이 불안해진다. 나는 이래서 되는걸까, 2년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어쩌자고 이러고 있는걸까, 또 내가 열심히해도 알아주지 않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등등 이런류의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면서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대게의 단원들은 이런 고민을 조금하다 이내 여유로운 삶을 선택한다. 단원생활이 끝나갈때쯤엔 이래선 안된다고 자기계발에 열을 올려보지만, 결국엔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단원 생활이 끝나고 만다.
같은 단원으로써 이런 말들을 공개적으로 하는 나를 다른 단원들이 본다면 기분 나빠할수도 있다. 모두가 그렇지 않는데 모두가 그런 것인양 이야기를 한다며. 각자의 활동과 생활과 모든 것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얻고 스스로와 다른 단원들의 삶을 한번 관찰해본다면, 아마 강한 부정은 하지 못할거라 생각한다. 다들 카페나 식당에 모여 늘상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자신의 나태함과 게으름에 대한 질책들 말이다. 참된 봉사정신이라는 이 활동의 주요 목적자체는 커녕 제대로 2)번 항목, 즉 자기계발이라도 하고 가는 단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생각해본다면 모두가 낯이 부끄러울 것이다. 적어도 KOICA로써 단원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설령 자신은 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도 우리에게 투자 되어지는 정부의 예산은 엄청나다.
한달 생활비며 주거비, 그리고 국내 정착금을 포함해 단원활동에 들어가는 돈까지 합친다면 1인당 2년간 최소 $40,000 이상이 들어간다. 현장지원사업(프로젝트)을 합친다면 $50,000-55,000. - 나라마다 생활비, 주거비 등이 다르기에 금액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활동에 우린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해야한다는건 모든 단원들이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를 생각하면 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리곤 다들 낭비라고 말한다.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을 내보내야하는데'라며.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의 기준이란게 참 불명확하지만, 스스로는 알 수가 있다. 내가 그 기준에 미치는지 혹은 미치지 못하는지 정도는 자신이 부끄럽고 그렇지 않고에 따라 나누어 생각해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중이지만 가끔은 주위의 시선에 움츠러들때가 있다. 내가 과한건가 내지는 잘못 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역시 정답은 없다. 그리고 왠만해선 눈물을 쏟을 정도로 자신을 질책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모든 것들이 미적지근한 것일수도 있다, 마음 한켠이 무거운 것일수도 있다. 그래도 책임감 정도는 다들 느낄 사람들이니까.



지쳐갈때쯤이면, 혹은 쉬운 길로 접어들고 싶을때면, 다시금 이를 되뇌여 보는것도 이젠 일상생활이 되었다.
너 그래서 떳떳해질 수 있겠느냐, 관용여권과 KOICA 타이틀이 낯부끄럽지도 않더냐, 그래 제대로 할게아니라면 집으로 돌아가자 등 더욱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기위해 노력중이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나는 굳게 가지고, 또 믿고 있으니까.



지금 단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혹은 앞으로 단원 생활을 할 사람들, 또는 다른 경유로 남을 위해 희생하는 일을 앞으로 할 사람들에겐 스스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여러가지를 재차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생각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나름대로 각자의 해답을 찾게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비록 자신이 해답을 찾았고, 옳게 행동하였는지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가 있겠지만.

:: Category_ 몽골(Mongolia)/KOICA/사서 | 2008/02/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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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지 146일. 이제 584일이 남은건가.
이곳에서의 날짜셈은 꼭 꿈을 꾸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남은 584일 항상 좋은 꿈이기를.
:: Category_ 몽골(Mongolia)/KOICA/사서 | 2007/12/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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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을 하다 이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기타(Guitar)를 배우고 있다.
오늘로서 2주차 두번째 수업. 이제 코드를 몇 개 배웠을 뿐인데도 왼쪽 손가락 끝은 얼얼해 지릿한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되려 이런 고통을 즐기고 있는 나. 이런 아픔따윈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며, 설마 내가 인생을 살면서 느낄 아픔보다도 이것이 더 아프겠느냐며 그저 허탈하게 웃곤 한다. 적어도 후에 내가 기타를 켜며 느낄 행복감보다도 지금의 이 아픔은 결코 크진 않을테니까.



그리고 기타를 사면서 오기 아닌 오기를 부린 스스로가 귀여워 피식 웃기도 한다. 이 기타를 자유자재로 켜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기전까진 몽골을 떠나지 않겠노라고 고집 센 어린아이 같은 오기를 부렸으니까. 그래도 내가 내린 결정에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이런 것이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 삶에 작은 활력소는 되고 있으니까. 물론 배우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스는 조금 받고 있긴 하지만, 기타 수업과 몽골어 수업은 나의 주된 일들보다도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것이야말로 썩 괜찮은 여가활동이 아닌가.
그래, 지금처럼 이렇게 시간이 가는거라고 생각을 하니 되려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조금은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이 하루가 갈때마다 조금씩 더 크게 나에게로 다가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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