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문화' 2008. 05월호,
사서가 들려주는 해외 도서관 이야기 ㅡ 몽골 국립도서관 / 김희근
한 번의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6,144시간째 나는 몽골 국립도서관과 숨 쉬고 있다 (2)
몽골 국립도서관 한국학 전담 사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해외봉사단 김희근
▒▒▒ 몽골 국립도서관 알아가기
몽골 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Mongolia)은 몽골 교육문화과학부(Ministry of Education Culture And Science)에 소속된 몽골의 국가대표 도서관이다. 또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 최중심지에(정부청사가 있는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도보 5분 거리) 위치하고 있으며, 도서관의 규모나 사회적 위치 등으로 말미암아 여러 학문에 대한 자료와 정보, 더불어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1921년 과학학술연구원(Mongolian Academy of Science) 산하에 설립된 이래, 현 몽골어와 티베트어, 산스크리트어, 만주어, 러시아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외에도 인도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쓰여진 각종 서적과 불교 경전들을 약 3백만권 정도 소장하여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2008년 1월 현재 사서직 56명과 일반직 34명으로 총 9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몽골 국립도서관은 관장, 부관장 아래 자료기획과, 서고보존과, 열람서비스과, 정보기술교육과, 자료보수과, 시설관리과의 여섯 부서로 나뉘어져 각각의 부서에는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부장 1인에 사서 혹은 일반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열람실은 일반 열람실, 학술 열람실 외에 신문·잡지 열람실과 터키 열람실 등 4개의 열람실이 존재하며, 서고의 경운 몽골서고(2개), 서양서고, 동양서고, 티베트서고, 필사 및 불교경전서고의 여섯 개의 나뉘어져 폐가식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
하나. 숨겨진 놀라운 보물창고, 몽골 국립도서관
몽골 국립도서관은 몽골인들의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값진 각종 서적들을 2층의 박물관(Museum of Rare and Valuable Books)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박물관 등지에서 볼만한 자료이겠지만 몽골에선 박물관이 아닌 국가대표 도서관 내의 박물관에 이를 소장, 또 보관 및 전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소장 자료로는 티베트어와 몽골어로 완벽하게 보존 되어있는 고대 인도의 철학, 의학, 예술, 음악, 과학의 다섯 학문을 망라한 간조르(Kanjur) 109권과 단조르(Tanjur) 226권이다. 이와 더불어 기원전에 살았던 고대 인도의 철학자 나가르조나이가 읽었다는 종려나무 잎사귀 위에 란즈 문지(Lanz Script)로 쓰여진 자담바(Jadamba; Eight Thousand Verses), 또 몽골인들의 소중한 문자기념물인 오이고르(Uighur), 두르블징(Square), 가릭(Galig; transliteration), 소욤보(Soyomb), 그 외에 선명한 문자로 선조들에 의해 기록되어진 여러 책들과 경전들을 언급할 수가 있다.
특히 티베트에도 남아 있지 않은 수많은 경전들이 이곳에 소장 되어있어 많은 불교 학자 및 수도승들은 매해 자신의 연구와 수도(修道)를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하며, 더불어 이러한 값진 자료의 영구적 보존과 연구 및 활용을 위해 2005년부턴 미국과 함께 티베트 서적들과 경전을 DB화 하는 Asian Classics Input Project(ACIP)를, 2006년부턴 인도와 함께 간조르와 단조르를 DB화 하는 The Kanjur and Tanjur Digitization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박물관에 소장된 자료는 아니지만, 동양서고에 있는 수백권의 만주서적들 또한 그 값진 소장가치로 이를 보기위해 몽골을 찾는 학자가 연신 끊이지 않을 정도로 한여름의 성수기가 되면 도서관은 분주해진다.
두울. 몽골 국립도서관, 이용자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사서가 가져야할 수많은 마음가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도서관을 처음 찾은 이용자를 떠올린다면, 물론 낯선 환경에 다소 어리둥절하겠지만 이내 적응하여 큰 불편함 없이 원하는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내가 사서라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이용자라는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는데, 이것은 이곳에 파견되고 나서도 자꾸만 조급해지는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가장 큰 스스로의 안전장치였다.
도서관에서 지나가는 이용자가 나에게 다가와 물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내가 파견된 도서관에 대해 궁금해 한다면 간략하게 혹은 깊이 있게 내가 설명해 줄 수 있는 것 등. 이런 것들을 하나 둘 씩 떠올리다보면 조급해져가는 마음은 사라지고 '아, 그래. 일단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이 우선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서 일단 이용자들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문들을 생각했고, 또 직접 해당 사서들에게 물으면서 답을 채워 나갔다. 도서관에 대한 팜플렛이 있다고는 해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용안내책자'는 없었을 뿐더러 국립도서관의 홈페이지 또한 연신 구축중이었기에 해당 업무를 하는 사서들에게 직접 묻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자면 계절과 평일, 주말에 따른 도서관 개관 및 폐관 시간, 그리고 목록카드와 컴퓨터를 이용한 자료의 검색방법, 열람실별 특이사항, 또 도서관 이용자증(대출증) 만들기, 마지막으로 그 외 사서의 각종 업무적인 세세한 질문 등 많은 사서들을 귀찮게 했다면 귀찮게 했을 것이다. 처음엔 나조차도 이러한 것들이 꽤 피곤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도서관의 업무상에 있어서나 직원들과의 관계상에 있어 꽤 큰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되었다. 더불어 최소 그 어떤 누구 앞에서나 자연스레 내가 속한 국립도서관에 대해 소개를 할 수 있을 만큼은 알게 되어, 내가 속한 기관을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또 다른 이들에게도 작지만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세엣. 개가식 시스템과 관외대출로의 전환
이미 앞선 지난호의 글에서 잠깐이나마 언급 했다시피 몽골 국립도서관은 모든 서고가 폐가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또 관내대출만을 허용한다. 하지만 국립도서관을 포함한 울란바타르의 공공도서관 세 곳은 현재 개가식 시스템 도입과 더불어 관외대출로의 전환을 앞두고 많은 변화와 각종 방법적인 문제들을 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 예로 일부 서고를 개가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든지 혹은 전면 개가식으로의 전환 사업을 이미 시작했다든지 등을 손꼽을 수가 있는데, 이는 몽골 국립도서관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2010∼2011년경 쿠웨이트의 지원으로 도서관 신축 및 이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때에 맞춰 도서관의 모든 폐가식 시스템을 개가식으로 전환하고, 관외대출 또한 허용할 계획으로 타 도서관에 비해 전환이 다소 늦다면 늦을 예정이다. 이렇듯 타 도서관에 비해 전환이 느려지게 된 이유는, 현재 국립도서관의 건물 자체가 폐가식 시스템에 걸맞게끔 좌·우측의 폐쇄된 공간을 기축으로 서고가 자리 잡고 있고, 오래된 건물의 높은 천장을 이용해 포화상태인 서고를 상부와 하부로 나누어 2층으로 만들어 놓았기에 천장까지 빼곡하게 솟아있는 수많은 서가들과 상부(2층)의 나무판자 바닥으로 하여금 이용자들의 서가접근 및 자료열람이 원활할래야 원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장비 구입과 더불어 관외대출을 앞둔 각종 전산화 시스템의 대상자료 확장 및 시스템의 보수, 또한 이에 따른 사서들의 재교육문제 등 이를 시급하게 추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문제점들과 이에 대비해야할 것들이 많기에 다소 전환이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대비하여 추진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행할 전문 인력이 극도로 부족하고, 또한 자금이 제한적이기에 아직도 풀어야할 문제는 여전히 많은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네엣. 사회주의와 그들의 민족성향, 외국인에겐 힘들다?
1990년 몽골은 러시아 다음으로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의 사회체재 개혁을 일군 나라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계층 자체가 사회주의 체제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또 그러한 분위기에 아직도 익숙하다보니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모든 사람들의 업무는 확실하게 구분되어져 있고, 또 자신이 맡은 업무 외에는 다른 직원에게 그 어떠한 것을 부탁한다거나 또 해준다거나 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그 일을 맡은 사람이 자리에 없으면 이 일을 대신해서 해줄 사람도 당연히 없는 것이며, 또 그 사람이 휴가를 갔거나 휴직을 했을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용자들에게선 불평·불만이 나오기도 하지만, 직원들로나 이용자들로나 이는 당연한 일로 치부되어 불평·불만도 한때에 그치고 만다. 더군다나 어지간해선 계약직 등의 대체 인력도 보충하질 않으니, 업무의 확실한 구분은 있지만 업무의 확실하고도 원활한 흐름은 꽤나 부족해 여름휴가 막바지쯤 기관에 첫 출근을 했던 나로썬 처음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업무의 딜레이를 한 달 가까이 직접 경험해야만 했다. 그리고 6월부터 시작된 직원들의 휴가는 서로 번갈아가며 9월 말까지 계속 되기에 10월이 지나고 나서야 그나마 안정궤도에 오를 수가 있었고, 그때는 이미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였다.
더불어 유목민의 특성상 정확한 시간 약속을 잡거나 또 이를 꼭 지켜야한다는 생각이 크게는 없기에 모든 일에 있어 매우 느긋한데, 이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은 그들과 함께 일을 하며 때때로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 누누이 들어왔던 이야기였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순간과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로 흘러가니, 같이 일하는 몽골인들도 때론 부끄러워하며 '몽골인과 같이 일하기 힘들죠?'라고 수줍게 말을 건낼 정도이다. 2번 3번씩 회의나 업무들이 미뤄지는 것은 기본이고 길게는 한 달, 두 달, 세 달까지도 간단한 일들이 처리가 안 된 채 미뤄지다 보니 처음엔 화가 나기도 했었던 일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아, 이번에도?'라며 웃을 수 있을 만큼 지금은 여유가 생기기도 했다. 처음엔 이런 분위기를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이 나라 사람들의 전반적인 성향이다보니 이내 불가능한 일이라 판단되었고, 그저 나 스스로가 이들을 이해를 하고 이런 분위기에 적응을 하여 유동성 있게 움직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단지, 그래도 어떠한 점에선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줘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내가 맡은 일들에 대해서는 마감 기한을 지키고, 또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을 하였다. '저 사서와 일을 하면 일이 쉽고 재밌다, 이 일은 저렇게도 할 수기 있는 것이구나.'라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도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섯. 사회주의의 긍정적인 면, 누구나 동등하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도 인생을 즐기며 재미나게 살길 원하는 사람들이기에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을 놓고 보면 참으로 즐겁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있어 일은 한 부분으로 생각하기에 오히려 느긋하고도 매우 안정되어 보이는 것. 물론 일에 대한 책임감과 약간의 의무감은 필요하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국 사람들은 이것이 필요 이상으로 지나친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 몽골인들은 처음에 나를 무척이나 걱정했었고, 또 지금도 걱정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정신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떤 면에 있어서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도 조금은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더불어 물론 어느 정도의 선이 존재하기는 존재하지만, 한국만큼 사서직과 일반직, 특히 시설관리직에 있는 직원들과의 거리는 이곳에서 멀지가 않다. 각종 도서관 내의 파티나 행사에 모든 직원들은 똑같이 초대를 받으며, 가령 높은 직책에 있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도서관 내의 모든 직원들과 동등하게 같은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또 스스럼없이 어울리기도 어울린다. 사실상 신분의 지위에 따라 차등대우가 되는 한국과는 달리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동등한 권리로 있는 이곳은 나에게 있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야말로 사회주의자들의 소리 높여 외쳤을법한 사회주의의 꽤 큰 긍정적인 면 또한 직접 보고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로 바뀌면서 빈부의 격차로 인해 계급 아닌 계급이 이곳에서도 점차 생겨나고 있지만, 이러한 점에 있어서만큼은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게 되길 개인적으론 무척이나 바라고 있다.
▒▒▒ '한국자료실 : Window on KOREA' 설치사업
지난 1월, 한 통의 E-Mail이 우리 도서관을 뒤흔들었다. 다름 아닌, 한국 국립중앙도서관의 '해외도서관 한국자료실 : Window on KOREA 설치 사업'에 2008년, 우리 도서관이 선정된 것. 덕분에 아킴(G. AKIM) 관장님과 뱜바수렝(D. Byambasuren) 부관장님을 비롯한 한국학 담당 사서인 나, 그리고 한국 국립중앙도서관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뽀양히식(D. Byunhishig) 사서는 너무나 큰 기쁨에 연일 함박웃음을 내지을 수밖에 없었다.
몽골에서 각종 문화적으로나 국가 개발 모델의 지향점으로나 앞 다투어 최대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 바로 우리나라다. 따라서 몽골의 거의 모든 대학교에는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음은 물론이요, 이 학과의 인기는 연일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한국에서 온 물건이라면 그 어떠한 것이든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을 가진 것으로서 바로 동이 날 지경이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몽골 내에서의 한류는 엄청난 것임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작 몽골 내에서는 이러한 몽골인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그 어떠한 것들도 존재하지가 않았으니, 각 도서관 내의 그럴듯한 '한국자료실'은 물론이요, 한국 정부와 연계된 '한국 문화원' 또한 아직은 설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다보니 몽골인들은 텔레비전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만 단편적인 한국 문화를 접할 뿐, 한국의 역사나 다양한 각계각층의 문화, 그리고 그 밖의 전문적인 정보들은 접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그 누구보다도 이곳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었던 나였기에 다름 아닌 몽골 국가대표 도서관에 한국자료실이 설치되어진다는 것은 사서이자 한국인으로써 가히 대단한 소식이오, 또한 큰 기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하나의 완벽한 자료실이 만들어지기까지 투입되어지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인력과 자금 등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터. 결국 길고 긴 고민 끝에 한국자료실에 대한 설치사업을 극대화하기위해 한국 국립중앙도서관의 한국자료실 설치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내가 속한 대한민국 정부 산하 해외원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현장지원사업(이른바 프로젝트)을 MARC를 도입한 신(新)도서 프로그램 개발과 전산화 구축으로 그 방향을 잡고 이를 함께 진행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하였다. 현재의 도서 프로그램인 'Catalogue'는 MARC가 적용되지 않아 서지의 반·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이용자들의 자료 검색과 활용을 넘어서 사서들의 DB 구축 또한 기초적이고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불편함이 꽤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는 폐가식 시스템에 관내대출만을 허용하고 있지만, 2010∼2011년경의 도서관 신축·이전 후에는 전면적인 개가식 시스템에 관외대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기에 현재 국립도서관으로선 전산화 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도 시급한 문제라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국자료실 설치사업에 대해 거는 기대는 다들 남다르며,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및 각종 기관에서의 기증 프로그램과 원조를 큰 힘으로 내실 있고도 확실한 한국학 전문 자료실의 위상을 이곳 몽골에 정립하기위해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 지금, 몽골 국립도서관에서의 나의 하루는 숨 가쁘다
몽골에는 이런 말이 있다.
"두려우면 하지 말고, (일단) 하면 두려워 마라!"
개인적으론 이 말을 처음 소리 내서 읽었을 때,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었다. 맑은 날이 있다면 궂은 날도 있는 법. 궂은 날씨 속에 이런 말을 되뇌이게 된 이유도 있겠고, 또 그때의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었기에 그런 감정에 나도 몰래 휩싸이게 된 것 일수도 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또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또 그만큼 많은 기쁨이 함께 한다. 행복은 두 배로, 슬픔도 두 배로 그들과 함께 느끼는 감정이 참으로 크고도 큰 것이다.
이제 나는 2년이란 시간 중에서 절반에 다다르고 있고, 그렇기에 내가 무언가를 이룬 것보다도 이제야 내가 속한 기관을 제대로 이해하며 본격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는 결코 내가 그 일을 다 끝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전히 끝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이곳의 모두와 함께 하는 일이고,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그들에게 남겨져 있을 그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기에,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이곳을 떠난 후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큰 포부만이 전부였던 때도 있었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꼭 번듯하게 일궈내야지만 이곳에 온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이런 연유로 나는 하루하루 무언가에 쫓기듯 너무나도 조급하게만 모든 것들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보낸 휴대폰의 짤막한 문자메시지 하나에서, 또 밤늦은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지쳐있는 나에게 건네주는 쿠키 몇 조각과 시원한 음료수에서 내가 이곳에 온 진정한 의미를 찾곤 한다. 그들과 나는 어떤 진실 된 소통이란 것을 하고 있고, 또 서로를 이해해가면서 이렇듯 함께 하고 있지 않은가.
이곳에 오기까지 또 지금처럼 많은 일들을 하게 되기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있어 결코 쉬운 결정들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많은 두려움을 느껴야만 했다. 또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도 어떠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현재'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불어 지금, 몽골 국립도서관에서의 나의 하루는 숨 가쁘지 아니한가. 그렇기에 나는 지금 내딛는 한 발자국에서 두려움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바로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이자 최선의 방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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