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0/31 2007. 10/30. 세번째 집들이
  2. 2007/10/29 이천칠년 시월 이십오일의 풍경, 그리고 집들이
첫번째 집들이의 압박을 이겨낸게 엊그제 같거늘 벌써 세번째 집들이를 했다.
우리 기수와 협력기수의 집들이, 코워커와의 집들이, 그리고 바로 우리 아래 기수인 36기+@와의 집들이.
두번째 집들이까지만해도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었고, 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아둥바둥 됐었는데, 세번째쯤 하게 되니 왠지모를 여유도 생겼다. 물론, 살짝살짝 도와준 우렁각시들이 있긴했지만.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생각보단 견딜만하다.'는 것이다.
이전의 난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편에 속했었는데, 지금의 난 사람 자체를 그다지 크게 꺼리지는 않게 되었다. 측근을 제외하곤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고, 친해져도 그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감이란게 항상 있었는데 지금은 이전보다 선을 확실히 덜 긋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항상 주위에 사람이 많은 나이거늘, 정작 내가 마음을 열고 '친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몇 안되니 말이다.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혼자있는듯한 느낌을 늘 가진다고나 할까.
물론, 이건 다른 이들의 지적처럼 내가 마음을 열지 않아서라 나또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최근엔 조금씩 그런 기분들을 덜 느끼게 되었다. 아마 내가 신경을 덜 쓰게 되었거나 혹은 조금은 변했기 때문이겠지.
언젠가 누군가가 이렇게 나에게 말한적이 있다.

"희근씨는 참.. 몽골에 와서 더 순수해진것 같아요."

나와 큰 관계가 없는 낯선 사람의 말이었지만,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을땐 마치 그 사람이 나를 꽤뚫어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인건가 라는 생각도 순간 들게 되었고, 순간 웃음이 났다.

"아, 그래요? 흐음, 그런것도 같네요."

막내노릇 스트레스에, 다시 찾아온 은둔병에, 편한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압박감까지.
그러나 'as your self'라는 단 하나의 마음을 제대로 따르는 지금, 체감하는 마음의 가벼움은 매우 크다. 웃긴건 집들이를 하면서 이러한 벽과 쓸데없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

결론은, 이러한 집들이가 문제고, 집들이 때문이다.
어떠한 관계를 만드는 것도, 그 사람을 제대로 알게끔 해주는 것도, 또 나 자신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는 것도, 마지막으로 금전적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어찌되었든 이것이 나에게 조금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 조금은 높고 단단한 벽을 부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공적인 관계가 아닌, 사적인 관계로의 측근들 또한 많이 생기게 되길 바란다.
:: Category_ KOICA MONGOLIA/KOICA/사서/몽골 | 2007/10/3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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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들이를 했다. 우리 기수 중에서는 내가 마지막 차례.
도대체 어떤 정신으로 요리를 했는지, 또 상을 차렸는지조차 잘 기억나질 않는다. 말 그대로 혼이 나갔었던. 이렇듯 나는 집들이 내내 정신이 없었었다.
손님들을 웃음으로 배웅하고선 가만히 거실에 서서 방을 바라보았는데, 웃긴건 그다지 막막하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는 것. 그런데 이루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곤 캔 맥주 하나를 따서 마셨다. 그리고는 조금은 술기운으로 집들이 전보다도 훨씬 더 깨끗하게 집을 치웠다. 새벽 두시 넘어서까지.
집을 치우는 내내 내가 무슨 생각을 골똘히 했던 것은 같은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고, 또 오늘 아침 내가 바라본 우리집은 너무나도 낯설었으며, 창 밖의 날씨는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져내릴듯 짗은 회색빛 하늘에 꽤 우울한 날씨였다.
이 모든게 싫지만 나름대로는 좋은 느낌. 이것을 설명 할 수 있을까? 어쨌든 피곤함에 출근시간까지 늦잠을 자고는 일어나 어제 남은 샐러드를 먹다가 선물로 받은 선인장 화분에 글씨를 썼다.

2007. 10. 25.
“집들이 선물로 받다.”

이렇듯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기념을 하려 날짜를 쓸땐 늘상 생각해본다.

‘2008년 10월 25일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2006년 10월 25일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지?’

이런 생각에 물끄러미 먼지가 많이 탄 일기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늘 하던대로 중얼거린다. ‘일기를 써야지’라고. 늘상 다짐이란 것을 하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는 이것. 나에게는 역시 일기고 글이다. 나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글로써 쓰는)고백병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조금은 다른 다짐병이란게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오늘도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들과 나의 다짐들 뿐이니까.
어제의 우울함과 눈물은 깨끗이 잊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다짐. 바로 앞을 향한 다짐뿐이다.

:: Category_ KOICA MONGOLIA/KOICA/사서/몽골 | 2007/10/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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